2010. 5. 6.

Visioning session

우리는 4월 내내 여러가지 노력을 해왔다. BMW의 모터싸이클을 지원 받기 위해 BMW Korea 김효준 CEO에게 직접 전화를 하기도 했고, 주위의 엔젤 투자자를 찾아가 여행에 필요한 5000만원을 지원해 달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안 된다고 얘기했다. 왜 너한테 모터싸이클을 주겠냐? 이완 맥그리거랑 너랑 같다고 생각하냐? 여행할 시간 있으면 회사에서 일을 배우는게 좋지 않냐? 정말 하고 싶으면 돈벌어서 하면 되지 않냐? 사업가들은 바쁠텐데 너 만나 주겠냐? 남미 시골에서 모터싸이클이 퍼지면 어떻게 할거냐?

연이은 거절과 실패 속에 우리는 진정 우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어떠한 방식으로 이것을 달성해 나갈지 우리의 가치관이 공유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간에 온라인으로 협업했던 답답함을 풀고자 이정도 파트너가 직접 고려대학교를 찾았다. 만남의 즐거움도 잠시. 우리는 곧장 일 이야기로 접어 들었다.

우리는 왜 기업가를 만나는 모터싸이클 대륙횡단을 꿈꾸는가? 우리가 공유하는 원칙과 철학은 무엇인가? 우리의 삶에서 이번 프로젝트는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DSCF0029DSCF0043DSCF0045DSCF0046

우선 이정도 파트너가 열변을 토했다. 그간의 생각을 칠판에 정리해 가며 이야기 해줬다. 그는 목적이 없고 목표만 있는 삶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대학입시, 취업, 결혼, 자식교육, 노후대비 등. 인생에서 그때그때 해결해야할 목표만 있고 장기적인 방향성으로써의 목적이 없음을 지적했다. 이젠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진정으로 자신이 좋아하고, 잘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솔직히 감동적이었다.

DSCF0030DSCF0037

우리는 실제로 칠판에 커다란 벤다이어그램을 그려서 각자의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적어 보았다. 이미 시계는 밤 12시를 넘었고, 학교는 문을 닫고 우리는 근처의 통닭집으로 가서 우리의 철학과 핵심가치들을 명문화 했다. 그리고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서 가장 흥분되는 순간에 대해 구체적으로 얘기했다. 1)모터싸이클을 타고 대륙을 가로지르는 순간. 2)인생의 롤모델이 될만한 기업가와의 대화를 나누는 벅찬 순간.  3)우리의 성과를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하는 순간.

하지만 우리의 꿈과 도전을 가능하게 하기엔 몇 가지 사소한 문제들이 있었다. 1)5000만원 상당의 경비가 필요한데 단 한푼도 없다는 것. 2)모터싸이클의 주행 및 정비에 대한 지식이 필요한데 전혀 모른다는 것. 3)롤모델로 삼을만한 기업가를 만나고 싶은데 누구를 만날지, 그리고 그 사람이 우리를 만나줄 지도 알 수 없다는 것.

하지만 우리는 왜 뛰어야 하는지, 어디로 뛰어야 하는지, 명확히 알고 있기 때문에 모두 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남은 것은. 뛰는 것뿐.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