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사보조

(제목이 왜 이렇지…ㅡㅡ; 암튼ㅋ)

우리는 L.A. 있는 내내 원불교 교당에 머물고 있다. 이정도 파트너를 통해서 원불교 네트워크를 몇 곳 소개 받았다. 위치나 시설도 좋을 뿐 아니라 교무님들께서 먹여주고 재워주고 여러모로 도움 주셔서 황송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 중 제일은 윤관명 교무님. 잘생기고 근육질에 노래 잘하고 요리 잘하고, 음악, 영화등에 조예가 깊으시다. 요리를 잘하셔서 교당 내에서 윤장금으로 불리시는. 하하.

일주 이상 빌붙어 지낸 우리는 이래선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인간관계란 Give&Take아니 던가. 처음에야 그냥 이뻐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쁜 짓 하는 놈이 이뻐 보이는게 인지 상정이다. 그래 우리도 이쁜 짓 좀 해보자. 고민 끝에 마침 일정이 한가한 토요일 저녁을 이용해 교당 식구들이 함께 먹을 수 있는 저녁식사를 준비하기로 했다. 메뉴는 파스타. 그리고 우리의 요리실력을 감안해 교당 식구들을 굶길 Risk를 hedging할 피자 두 판.

마트에 장을 보러 갔는데, 촌놈 신기한 것을 발견하다. ㅋㅋㅋ 계산대 근처에 각종 유료 컨텐츠 이용 쿠폰이 판매되고 있다. 책, 음악, 게임 관련하여.(게임은 어떻게 보면 우리사회에서 큰 문제가 되었던 아이템 현질이 버젓이 마트에서 판매되는 셈?!)

이전에 논문에서 봤는데 온라인 컨텐츠를 유료로 구매하겠다는 소비자의 의식이 가장 발달한 나라가 미국이라고 한다. 역시 선진국이라 그런가?. 아닐꺼야 자기들도 Torrent 돌리고 Napster 돌리면 싼맛에 좋아하겠지. 소비자들이 정말 양심적이라기 보다 Contents Provider들의 힘이 세겠지. 힘이 세다는 건 돈이 많다는 거고, 그건 비싸게 많이 판다는 얘기겠지. 그러니까 결국 유의미한 Contents를 만들어내서 대체 불가능한 시장 지위를 갖게 되면 소비방식과 소비자의 의식까지도 바꿔가는 것 아닐까? 몰라. 내 생각이 그렇다는 거지. 아무튼 컨텐츠를 유료로 소비하는 문화가 발달되면 이런 종류의 아이템도 생길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다.

지금은 달러를 주고 쿠폰을 사는 방식이지만 독자적인 화폐단위가 나오면 어떨까? 1  Amazon Dollar, 100 Nexon Dollar… 그러면 환율도 생기겠네. 1 Amazon Dollar=17.34 Nexon Dollar 이런 식으로 Platform 별로 결재화폐가 생겨나고 다양한 방식으로 판매되면 결국 소비자들은 여러 Platform에서 통용되는 ‘사이버 컨텐츠 구매 머니’이런 걸 요구하지 않을까? 버스랑 지하철을 합친 T-money가 나왔듯이. 그럼 난 조폐공사를 만들어야 겠다. 온라인 상에서 책, 영화, 음악, 게임 이런 걸 모두 소비할 수 있는. 그게 결국 문화 상품권인가? 에잇. 있음 말고.

와인코너에도 종류별로 와인이 많이 비치되어있다. 잘은 모르지만 종류가 엄청많고 가격이 싼 것 만은 사실.

이건 이정도 파트너가 유학생활의 시름을 달래며 마셨다는 Black swan.병이 참 이쁘네. 가격도 착하고. 하지만 일단 오늘은 패스. 우리는 해물 파스타를 하기 위해 버섯, 새우, 소스 등을 사서 교당으로 복귀.

알고 보면 우리도 섬세한 남자입니다.

완성. 이상. 밥값하는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