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 3.

고대 교우회 송년회

12월 3일은 남가주 교우회 송년회. 중앙일보 인터뷰 중 양승현 선배에게 송년회 일정을 듣고는 곧바로 이성림 부회장님께 연락 드려서 송년회에 참석했다. 

예전에 여행준비를 하고 있을 때, FES 구윤환이 학교 홍보처에서 기념품을 준다는 얘기를 해줬다. 원래는 공식행사를 위한 것이지만 해외 봉사활동 같이 학교를 알릴 수 있는 행사가 있을 때는 학생들에게도 홍보물을 지원해 준다고 했다. 기획서를 보내고 홍보처에서 학교 마크가 찍혀있는 핸드폰 고리를 지원 받았다. 여행 중 고마운 사람을 만나면 나눠주는 목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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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정도 파트너가 오늘 행사에서 이걸 팔면 어떻게 냐는 제안을 했다. 가격은 Donation의 형태로 주는 대로 받기. 그래. 기름값도 없는 우리니까 염치를 무릅쓰자. 교우회 행사장 Wilshire Plaza Hotel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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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학번들이 장난이 아니다. 학교 다닐 때는 신입생들에게 10학번이 벌써 걸음마도 하냐고 놀려대곤 했는데. 여긴 뭐. 2000년대 학번은 저~~~기 구석에 같이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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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서 일단은 일손부터 거들었다. 나도 학교에서는 짬이 좀 된다고 생각했는데 여기서는 80년대 학번만 되도 의자를 세팅하고 있으니. 05학번 애기는 부랴부랴 뛰어다닐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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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카를 찍고 있는 이정도 파트너도 오늘은 일일 고대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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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휴. 피곤피곤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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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는 시작되었다. 이기수 총장, 와세다 동문회장, 연세 동문회장의 축사가 이어졌고 교우회장 이취임식도 진행되었다. 식사를 마치고 2부행사에서는 신입 교우들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도 단상으로 나고 LeeYongandPartners의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아들이고, 손자라고 생각하고 도와주십사 부탁을 드렸다.

결과는 대성공. 1부 행사가 끝나고 우리는 LeeYong and Partners 단체 티셔츠를 입고 테이블마다 돌아다니며 기념품을 판매했다. 조금 언짢아 하시는 선배님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손이라도 한번 잡아보자며 악수를 청하고 선뜻선뜻 큰 금액을 주셨다. $100짜리를 쥐어주시며 큰사람 되서 후배를 위해 쓰라는 선배도 있었고, 명함을 주며 LA있는 동안 배고프면 연락해 라는 선배도 있었다. 2부 행사가 진행되자 우리도 몰랐던 교우회의 깜짝 선물을 받았다. 교우회 이름으로 400$을 후원받은 것. 기분이 어떻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우리는 큰절로 갈음했다. 선배님들 감사합니다.

 

 

고맙긴 고맙다만 나는 우리를 왜 도와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술기운에, 옆사람이 사니까, 손붙잡고 부탁하니까 사준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정말 흔쾌히 우리를 돕고 싶어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선배들이 받아왔던 고마움을 전해주는 것일 수도 있겠고, 아니면 그냥 젊은 후배들이 당돌함이 귀여워 보였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아무쪼록 나는 이제까지 어떤 집단 하에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탐탁지 않게 생각했다. 교우회, 동창회, 향후회… 이런 이름 하에 모이는 것 보다 인간 대 인간으로 만나는 것이 더욱 매력적이니까. 하지만 겪어 보니 정신적, 물질적으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줌을 실감했다. 이래서 사람들이 끼리끼리 뭉치고 으쌰으쌰 하는 구나.

솔직히 나도 장학금을 받고 학교를 다녀왔고 또 다닐 테지만 장학금은 현명하지 못한 사회 환원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자기가 어려울 때 도움 받은 감사함을 후세에게 보답하고 싶다는 설립자의 말들도 그냥 겉치레이겠지 했다만. 막상 이렇게 선배님들 은혜에 울컥해보니 나도 후배가 도움 청하면 발벗고 나서는 Real 고대맨이 될 것 같다.

고등학교 때 배정우 선생님께서 열심히 공부하는 이유는 배워서 남 주기 위해서라고 말씀하셨다. 이번 여행에서 느낀 것은 하나 더, 돈 벌어서 남 주자. 도움도, 사랑도 받아 본 사람이 줄 수 있다는 이정도 파트너의 어록처럼. 진짜 남에게 좀 도움되는 사람이 되자고 다짐하는 밤이다. 막걸리가 주는 취흥이 좋구나.

댓글 2개:

  1. 아, 감동~~~!!! 이타심은 인간 생존의 본능이다. 남을 도와야 내가 안전하게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다는 것. 그것을 깨닫고 실천하는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이다. 고대 선새님들이 너희들을 도와준 것은 사람마다 생각과 감정이 다르겠지만 공통적인 것은 너희들도 나중에 다른 사람들을 이렇게 도우며 살아라는 메시지라고 본다. "배워서 남 주자!!!"^^(배 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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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민족고대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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